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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7   이나이 먹고 (6)


이나이 먹고
잡담 雜 | 2007/05/07 00:17

엠티에 따라갔다가 덜컥 감기에 걸려버렸다. 시간을 쪼개고쪼개 힘들게 참여했는데, (그것도 갈 사람이 너무 없대서...많기만 하더만!) 할일이 태산이지만 (진짜 태산이지만) 두어시 가량에 집에 돌아온 이후 축 늘어져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콧물이 쉴새없이 쏟아져 실은 자판 치기도 힘들어서 엠에센으로 수다도 못 떨고 있다;



                            대강 이런 느낌으로 늘어져있다.





요새 나는 왜이렇게 글을 쓰기가 힘들까. 공부를 하면 할 수록 무식해진다, 아니, 내가 무식함을 인지하게 된다. 동생이 뭔 레폿을 쓴대서 1,2학년 때 쓰던 폴더들을 뒤져보다가 깜짝 놀랐다. 나는 도대체 뭘 믿고 저렇게 세상을 다 안다고 자부하고 있었을까. 그 확신에 찬 주장들에 놀랐다. 글 한줄 쓰기, 주장 하나 하기가 조심스럽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에 불과함을 알고 있는데, 어떻게 감히 함부로 세상을 통찰하려는 시도를 할 수 있을까. 머릿속에 그려지는 지성의 지도가 끝도 없이 넓어져간다. 아들(?) 말대로 배움이라는 것은 지식이 아닌 무지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과정인가보다.

엠티에서 오랫동안 알던 동기에게 "넌 정말 많이 변했으니 네가 예전의 너라고 착각하지 마"라는 소리를 들었다. (더 이상 '율동'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궁시렁거렸던 것에 비하면 조금 과한 대답이었던것 같기도 하다.) 다들 시끄럽게 떠들고 있었기 때문에 들은 사람도 없는 것 같고, 비난이었던 것은 명백히 아니었기 때문에 '일종의 변절자라는거냐?ㅋ'라고 가볍게 대답하고 넘기긴 했지만(동기 입에서 듣는 저런 말은 아무리 가벼워도 충격일수 밖에 없었다. 제대로 한 대답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가 느끼던 선을 너도 느끼고 있었구나. 내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나도 자알 알고 있었던것 같기도 하고. 동상이몽(?)의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두고 온 것에 대한 아쉬움과 오랫동안 같은 꿈을 꾸었던 이들로부터의 단절감이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그래서 감기에 걸린것 같다.

시끄럽게 웃고 떠드는 와중에서도 니들이 언제까지 그런 꿈을 꾸나 보자. 라는 나쁜 생각이 들었다. 나는 속물 할테니 니들은 바보해라. 바보가 훨씬 좋은것 같아서 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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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아 2007/05/08 09:02 L R X
나이들 수록 세상이 더 무서워지고, 더 모르겠어요.
뭔가를 주장하기엔 워낙 작은 마음이기도 하고.
콩닥콩닥.

빈스 2007/05/09 21:34 L X
갸들이 철든건지 내가 철든건지 혹은 내가 타락한건지 변절한건지 갸들이 꽁 맥힌건지 뜬구름을 잡는 건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지금의 삶의 스탠다드를 유지하고 싶다, 가 목적인데... 이래서 역시 피는 못속인다고 하는걸까요-_-;
레아 2007/05/10 10:01 L X
세상은 다 변하는거에요. 사람도 사물도.
그런데 다시 생각하면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더라구요.

피는 못 속이죠, 그럼요. 그렇지만 판박이로 태어나는것도 아니더군요. 완전 다른 종류의 완벽하게 독립된 개체가 태어나는거에요. 스탠다드로 살고 싶은게 뭐 피 탓인가요. :)
빈스 2007/05/13 14:57 L X
예전에 잠깐 엄마였던(?) 분께 '너를 보니 자생적 공산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이게 고딩한테 할 말이냐..-_-)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었거든요. 그때야 어리고 뭐 멋있어 보였으니까 왠지 좋아 으쓱거렸지만, 지금 와 생각해보면 역시 그런건 없군 싶기도 하고...

가만히 있으면 멍청해지는 세상이니 어쩔수 없심더. 전 출세욕이 강해서 성공하고 싶나봐요. 홍홍...이런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세상에서 시키는것 정도는 가뿐히 해줘야 되지 않겠어요..
2007/05/12 01:30 L R X
나 방금 진짜 궁상떨었다.
예전에 들었던 노래가 생각나서 그걸 듣는데,
갑자기 애기 생각이 너무 나는거야.
진짜 청승맞게,
모니터 앞에서 찔찔 짰다.

나 진짜 순정판가봐.
빈스 2007/05/13 15:01 L X
야ㅎ

니 안어울리는 순정파 고만해라. 글타구 니가 갸를 다시 만날 수 있는것도 아니고... 괜한 감정 소모다 싶구만.. 허허허... 애기도 아마 가끔씩 니 생각하면서 잘 살고 있을테니. 갸를 위해서라도 니두 빨리 딴 사람 만나야겠다.

근데 솔직히 말하면 나 좀 부럽다. ㅋㅋ 니 심장이 부럽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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